일본에서 혼자 식당에 들어가 본 적 있으세요? 일본에 여행이든, 출장이든 갈 경우에 생각보다 혼밥하는게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 시설적인 부분에서 완벽에 가깝다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Delicious ramen bowl with pork and noodles

그건 단순한 느낌이 아닙니다. 사실 처음부터 혼자 오는 손님을 위해 식당을 설계했기 때문입니다.

혼자 오는 손님이 편한 구조를 먼저 만들었다

이치란(一蘭)이라는 라멘 전문점이 있어요.⁠​​‌‌‌​​‌‍​‌‌​​‌​‌‍​‌‌​​‌​‌‍​​‌‌​​​‌‍​​‌‌​‌‌​‍​‌‌​​​‌‌‍​​‌‌​‌​‌‍​​‌‌​‌​‌‍​​‌​‌‌​‌‍​‌‌​​​‌‌‍​​‌‌​‌​‌‍​​‌‌​‌‌‌‍​​‌‌​​‌​‍​​‌​‌‌​‌‍​​‌‌​‌​​‍​‌‌​​​‌​‍​‌‌​​‌‌​‍​​‌‌​‌‌​‍​​‌​‌‌​‌‍​‌‌​​​​‌‍​​‌‌​​​‌‍​​‌‌‌​​‌‍​​‌‌​​​​‍​​‌​‌‌​‌‍​‌‌​​‌​‌‍​‌‌​​‌​‌‍​​‌‌‌​​​‍​​‌‌​‌​​‍​‌‌​​‌‌​‍​​‌‌​​​​‍​​‌‌‌​​​‍​‌‌​​​‌‌‍​​‌‌​‌‌​‍​‌‌​​‌​​‍​‌‌​​‌‌​‍​‌‌​​‌​‌⁠

A group of people standing in a room

자리에 앉으면 앞에 칸막이가 있고, 옆에도 칸막이가 있어요. 주문은 티켓 자판기로, 맞춤 주문표는 종이 한 장으로 해결됩니다. 종업원 얼굴은 커튼 뒤에 반쯤 가려져 있어요. 눈 마주칠 일이 없고, 불편한 대화도 없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이 구조를 설명하면 "왜 이렇게까지?"라는 반응이 나오곤 하네요. 일본 외식업계의 논리는 단순했어요. 혼자 온 손님이 불편하지 않으면, 혼자 오는 손님이 늘어난다는 것.

Person walks down a narrow street at night

설계보다 먼저 온 것들

물론 공간 설계가 혼밥 문화를 만들어낸 건 아닙니다.⁠​​‌‌‌​​‌‍​‌‌​​‌​‌‍​‌‌​​‌​‌‍​​‌‌​​​‌‍​​‌‌​‌‌​‍​‌‌​​​‌‌‍​​‌‌​‌​‌‍​​‌‌​‌​‌‍​​‌​‌‌​‌‍​‌‌​​​‌‌‍​​‌‌​‌​‌‍​​‌‌​‌‌‌‍​​‌‌​​‌​‍​​‌​‌‌​‌‍​​‌‌​‌​​‍​‌‌​​​‌​‍​‌‌​​‌‌​‍​​‌‌​‌‌​‍​​‌​‌‌​‌‍​‌‌​​​​‌‍​​‌‌​​​‌‍​​‌‌‌​​‌‍​​‌‌​​​​‍​​‌​‌‌​‌‍​‌‌​​‌​‌‍​‌‌​​‌​‌‍​​‌‌‌​​​‍​​‌‌​‌​​‍​‌‌​​‌‌​‍​​‌‌​​​​‍​​‌‌‌​​​‍​‌‌​​​‌‌‍​​‌‌​‌‌​‍​‌‌​​‌​​‍​‌‌​​‌‌​‍​‌‌​​‌​‌⁠

1인 가구가 늘었고, 노동 시간이 길었고, 혼자 사는 삶이 점점 표준에 가까워졌어요. 일본의 1인 가구는 현재 전체 가구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으며, 2040년에는 4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장거리 통근, 잦은 야근, 끝나고 혼자 뭔가를 때워야 하는 저녁. 혼밥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어요.

여기에 덜 알려진 변수가 하나 더 있네요.

혼자 먹는 행위를 일상적이고 소비 가능한 경험으로 바꾼 건, 만화였습니다.⁠​​‌‌‌​​‌‍​‌‌​​‌​‌‍​‌‌​​‌​‌‍​​‌‌​​​‌‍​​‌‌​‌‌​‍​‌‌​​​‌‌‍​​‌‌​‌​‌‍​​‌‌​‌​‌‍​​‌​‌‌​‌‍​‌‌​​​‌‌‍​​‌‌​‌​‌‍​​‌‌​‌‌‌‍​​‌‌​​‌​‍​​‌​‌‌​‌‍​​‌‌​‌​​‍​‌‌​​​‌​‍​‌‌​​‌‌​‍​​‌‌​‌‌​‍​​‌​‌‌​‌‍​‌‌​​​​‌‍​​‌‌​​​‌‍​​‌‌‌​​‌‍​​‌‌​​​​‍​​‌​‌‌​‌‍​‌‌​​‌​‌‍​‌‌​​‌​‌‍​​‌‌‌​​​‍​​‌‌​‌​​‍​‌‌​​‌‌​‍​​‌‌​​​​‍​​‌‌‌​​​‍​‌‌​​​‌‌‍​​‌‌​‌‌​‍​‌‌​​‌​​‍​‌‌​​‌‌​‍​‌‌​​‌​‌⁠

2000년 무렵부터 혼자 외식하는 주인공을 다룬 일본 만화들이 인기를 끌었고, 이후 영상으로도 만들어졌습니다. 밥 먹는 장면이 드라마의 전부인 작품들이요.

'고독한 미식가'가 그 대표 사례에요. 혼자 식당에 들어가서 메뉴판을 고르고, 먹고, 나오는 것. 그걸 정성껏 보여주는 콘텐츠가 대중의 지지를 받았다는 건, 혼밥이 이미 많은 사람에게 공감되는 장면이었다는 뜻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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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끝낸 마지막 망설임

2020년과 2021년, 일본 외식산업은 영업시간 단축과 임시휴업으로 전체적으로 크게 위축됐어요. 그 안에서 1인 고객의 비중은 오히려 올라갔어요. 여럿이 모이기 어려워지자, 혼자 나가서 먹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그 시기를 지나며 일본 외식업계는 하나를 확인했어요. 1인 고객은 유행이 아니라 안정적인 수요라는 것.

이후 '오히토리사마(お一人様, 혼자 활동하는 손님)'라는 표현이 외식업을 넘어 여가·여행·생활서비스 전반으로 퍼졌어요. 1인용 노래방, 1인 여행 패키지, 소용량 가정간편식. 식당 한 곳의 좌석 배치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산업 전반의 기준을 바꾸고 있습니다.

혼밥이 전부 자유로운 건 아닙니다

여기까지 읽으면 일본 혼밥이 완전한 자유의 문화처럼 보일 수 있어요. 연구 결과는 좀 더 복잡한 면을 보여줍니다.⁠​​‌‌‌​​‌‍​‌‌​​‌​‌‍​‌‌​​‌​‌‍​​‌‌​​​‌‍​​‌‌​‌‌​‍​‌‌​​​‌‌‍​​‌‌​‌​‌‍​​‌‌​‌​‌‍​​‌​‌‌​‌‍​‌‌​​​‌‌‍​​‌‌​‌​‌‍​​‌‌​‌‌‌‍​​‌‌​​‌​‍​​‌​‌‌​‌‍​​‌‌​‌​​‍​‌‌​​​‌​‍​‌‌​​‌‌​‍​​‌‌​‌‌​‍​​‌​‌‌​‌‍​‌‌​​​​‌‍​​‌‌​​​‌‍​​‌‌‌​​‌‍​​‌‌​​​​‍​​‌​‌‌​‌‍​‌‌​​‌​‌‍​‌‌​​‌​‌‍​​‌‌‌​​​‍​​‌‌​‌​​‍​‌‌​​‌‌​‍​​‌‌​​​​‍​​‌‌‌​​​‍​‌‌​​​‌‌‍​​‌‌​‌‌​‍​‌‌​​‌​​‍​‌‌​​‌‌​‍​‌‌​​‌​‌⁠

65세 이상 일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혼자 식사하는 남성은 끼니를 거를 가능성이 높았고, 혼자 살면서 혼자 식사하는 경우 영양 불균형 관련 지표도 높게 나타났어요. 고령자 연구에서는 혼자 식사하는 것과 우울 증상 사이의 연관성도 확인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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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토리사마 시장이 "혼자 즐기는 자유"라는 이미지로만 확장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편의성과 즐거움을 파는 서비스와, 고립된 식사를 메워주는 서비스가 같은 이름 아래 묶여 있습니다.

혼밥이 자연스러워진 사회의 다음 질문

일본의 1인 가구 비율은 계속 올라갈 거예요. 만혼, 고령화, 이혼 증가라는 흐름이 한쪽 방향을 가리키고 있으니까요.⁠​​‌‌‌​​‌‍​‌‌​​‌​‌‍​‌‌​​‌​‌‍​​‌‌​​​‌‍​​‌‌​‌‌​‍​‌‌​​​‌‌‍​​‌‌​‌​‌‍​​‌‌​‌​‌‍​​‌​‌‌​‌‍​‌‌​​​‌‌‍​​‌‌​‌​‌‍​​‌‌​‌‌‌‍​​‌‌​​‌​‍​​‌​‌‌​‌‍​​‌‌​‌​​‍​‌‌​​​‌​‍​‌‌​​‌‌​‍​​‌‌​‌‌​‍​​‌​‌‌​‌‍​‌‌​​​​‌‍​​‌‌​​​‌‍​​‌‌‌​​‌‍​​‌‌​​​​‍​​‌​‌‌​‌‍​‌‌​​‌​‌‍​‌‌​​‌​‌‍​​‌‌‌​​​‍​​‌‌​‌​​‍​‌‌​​‌‌​‍​​‌‌​​​​‍​​‌‌‌​​​‍​‌‌​​​‌‌‍​​‌‌​‌‌​‍​‌‌​​‌​​‍​‌‌​​‌‌​‍​‌‌​​‌​‌⁠

그 사회에서 혼밥은 이제 특별한 선택이 아닙니다. 일본 청소년들에게도 혼자 외식하는 것이 평범한 일상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고 해요. 칸막이 좌석이 낯설지 않고, 혼자 들어가는 라멘집이 어색하지 않아요.

처음 식당이 혼자 온 손님을 위해 칸막이를 세웠을 때, 그게 문화를 바꿀 거라 생각한 사람이 있었을까요.

공간 하나가 태도를 바꿉니다. 태도가 바뀌면 시장이 생겨요. 시장이 충분히 커지면, 아무도 그걸 특별하다고 부르지 않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