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송도'라고 하면 고층 빌딩과 센트럴파크를 떠올립니다. 그런데 그 이름을 먼저 쓰던 동네가 따로 있습니다.

그 동네의 지금 공식 이름은 '송도'가 아닙니다.

이름은 있지만, 주소엔 없다

인천 연수구 지도를 열어보면 '구송도'라는 행정동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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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송도'는 공식 명칭이 아니라, 송도유원지 일대를 예전부터 불러온 통칭입니다.

a boat traveling down a river in front of a tall building

반면 지도에서 '송도동'을 검색하면 나오는 건 간석지를 매립해 조성한 신도시, 즉 송도국제도시 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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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송도'는 원래 어디서 온 이름인가

松島, 소나무가 많은 섬이라는 뜻이라는 설명이 있습니다.

A tree overlooks the sea on a sunny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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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설명 모두 확인되는 출처가 있지만, 어느 쪽이 맞는지는 자료들 사이에서 합의가 없습니다.

이름의 뜻도 불분명한 채로, 그 이름을 둘러싼 지형도가 먼저 바뀌어버린 셈입니다.

한때 인천 사람들이 여름마다 찾던 곳

송도유원지는 1930년대에 개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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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swimming on sea during daytime

수인선이 닿는 곳에 바다가 있었고, 그 바다의 이름이 송도였다.

사실 수십 년간 '송도'라는 이름은 고층 빌딩이 아니라 해수욕장과 유원지를 가리키는 말이었습니다.

brown sand near body of water during day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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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닫히기 시작했다

해수욕장이 쇠퇴한 이유로 수질 오염이 거론됩니다.

인천 앞바다는 한강 등을 통한 오염물질 유입으로 오염이 진행됐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인근 갯벌 매립이 해양환경 수용력을 낮췄다는 환경단체의 문제 제기도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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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ch with sand, rocks, and ocean waves

다만 어떤 특정 사업이 해수욕장 폐장의 직접 원인이었는지는 자료로 확정하기 어렵습니다.

1937

수인선 개통, 송도유원지 접근성 높아진 해

바다는 서서히 멀어졌고, 그 사이 훨씬 더 큰 '송도'가 바다를 메운 땅 위에 들어서고 있었습니다.

a city skyline at night with skyscrapers lit up

송도국제도시는 연수구 송도동 인근 간석지를 매립해 조성된 인천경제자유구역입니다.

개발이 진행되면서 '송도'라는 단어의 무게중심이 이동했습니다.

이제 누군가 '송도'라고 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센트럴파크와 고층 아파트를 먼저 떠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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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지와 해변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일부러 '구송도'라는 말을 붙여야 자신이 어디를 가리키는지 설명할 수 있게 됐어요.

원조가 구별을 위해 이름 앞에 '구(舊)'를 붙이는 처지가 됐다.

현재 공식 행정 구분은 간단합니다.
옥련동, 동춘동이 구송도 일대이고, 송도동이 송도국제도시입니다.

white and green state maps

지번과 도로명 주소 체계에서는 이미 정리가 돼 있지만, 일상 언어에서 두 '송도'는 여전히 혼재합니다.

남은 것들

옥련동과 동춘동에는 여전히 사람이 살고, 송도유원지라는 이름도 남아있습니다.

공식 지도에서 '송도'를 검색하면 신도시가 먼저 나오지만, 오래된 인천 사람들에게 '구송도'는 여전히 살아있는 지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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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가져간 쪽은 아파트와 국제업무지구로 채워졌고, 이름을 내준 쪽은 행정동 명칭도 없이 통칭으로 남아있어요.

지명이란 게 원래 그 땅의 기억을 담는 그릇이라면, 구송도는 그릇은 있는데 이름표를 잃어버린 경우에 해당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