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대공원의 청룡열차가 한때 '88열차'라는 다른 이름으로 불렸다는 거, 알고 계셨어요?

'88열차'는 청룡열차의 이름을 바꾼 게 아니라, 아예 다른 시설이었습니다. 원조 청룡열차를 철거하고 그 자리에 새로 세운 2세대 롤러코스터였거든요.
아파트 4층 높이, 구경꾼이 더 많았던 기계
1973년, 서울어린이대공원이 문을 열었습니다.
그 개장과 함께 등장한 것이 원조 청룡열차예요. 한국 최초의 롤러코스터로 알려져 있죠.

이름의 유래도 외형에서 비롯됐습니다. 차체에 빨간 코를 칠하고, 양옆에 청룡을 그려 넣은 데서 '청룡열차'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집니다. 그렇게 이름 하나가 한국에서 롤러코스터 전체를 가리키는 말로 굳어졌어요.
탑승객보다 구경꾼이 더 많았던 기계. 그게 청룡열차의 시작이었습니다.
'88열차'는 개명이 아니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원조 청룡열차는 낡아갔습니다.
철거가 결정됐고, 그 자리에 1984년 새 롤러코스터가 들어섰습니다. 바로 '88열차'예요.
이름은 1988년 서울올림픽을 기념하는 의미로 지어졌다고 합니다. 직원 공모를 통해 결정된 이름이었죠.

88열차의 트랙 총길이
같은 자리, 다른 기계. 1세대 청룡열차와 2세대 88열차는 이름만 달랐던 게 아니라, 아예 세대가 달랐습니다.

결국 다시 '청룡열차'로
88열차는 1984년부터 운행을 시작해 2012년까지 이어졌습니다.
다만 그 사이인 2010년, 이름이 먼저 바뀌었어요. 다시 '청룡열차'로 돌아온 겁니다.
원조 이름이 가진 무게가 그만큼 컸던 셈입니다. 수십 년이 지나도 사람들은 '청룡열차'를 기억하고 있었고, '88열차'라는 이름은 그 기억 속에서 조금씩 흐릿해졌어요.
지금 많은 사람이 '어린이대공원 청룡열차' 하면 하나의 연속된 이야기처럼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1세대와 2세대 사이에 이름도, 기계도, 이유도 한 번씩 바뀌었습니다. '88열차' 시절이 있었는지조차 모른 채 원조 이름만 기억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그 때문입니다.
같은 자리에서 출발하고 도착하는 레일 위에, 서로 다른 두 기계가 차례로 달렸던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