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먹는 것만큼 작은 행복감을 느끼기 쉬운 일도 없죠. 자동차로 지역을 이동하다 보면 만나게 되는 고속도로 휴게소에는 여러 가지 간식이 있는데요. 아주 오래되고 대표적인 간식이 있습니다. 바로 맥반석 오징어입니다. 그런데 이 맥반석은 일상에서도 종종 목격 됩니다. 대중목욕탕에 가면 찜질방이 있고 그곳에서는 맥반석 구운계란을 팔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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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맥반석이 무엇일까? 그 이름을 한자로 펼쳐보면 전혀 다른 장면이 나타납니다.

맥반석, 한자로 쓰면 '보리밥 돌'

맥반석의 한자 표기는 麥飯石이에요.⁠​​‌‌​​‌​‍​​‌‌​​‌‌‍​​‌‌​​​‌‍​‌‌​​‌​​‍​​‌‌​​‌‌‍​‌‌​​‌‌​‍​​‌‌​‌‌​‍​​‌‌‌​​​‍​​‌​‌‌​‌‍​​‌‌‌​​​‍​‌‌​​‌​‌‍​‌‌​​​‌‌‍​‌‌​​‌​‌‍​​‌​‌‌​‌‍​​‌‌​‌​​‍​‌‌​​‌​​‍​‌‌​​​​‌‍​​‌‌​‌‌‌‍​​‌​‌‌​‌‍​​‌‌‌​​​‍​​‌‌‌​​​‍​​‌‌​​​​‍​​‌‌​​​‌‍​​‌​‌‌​‌‍​‌‌​​‌‌​‍​​‌‌​​​‌‍​‌‌​​‌‌​‍​‌‌​​​​‌‍​​‌‌​​​​‍​‌‌​​‌​​‍​‌‌​​‌​​‍​‌‌​​‌​​‍​‌‌​​​‌‌‍​‌‌​​​​‌‍​​‌‌​‌​​‍​​‌‌‌​​‌⁠

麥은 보리, 飯은 밥, 石은 돌. 직역하면 '보리밥 돌'이에요.

첨단 광물도 아니고, 신비로운 자연의 산물도 아닙니다. 이름 자체는 그냥 보리밥처럼 생긴 돌이에요. 흰 바탕에 크고 작은 반점이 박혀 있는 모양이 보리밥 한 공기를 닮았다는 데서 온 이름이에요.

지질학적으로는 석영반암 계열 암석으로 분류됩니다. 다만 '맥반석'이 하나의 확정된 암석 종류를 가리키는 정식 지질학 명칭은 아닌 것으로 보여요. 조리용 돌이나 그 돌을 이용한 구이 방식을 통틀어 부르는 이름에 가깝죠.⁠​​‌‌​​‌​‍​​‌‌​​‌‌‍​​‌‌​​​‌‍​‌‌​​‌​​‍​​‌‌​​‌‌‍​‌‌​​‌‌​‍​​‌‌​‌‌​‍​​‌‌‌​​​‍​​‌​‌‌​‌‍​​‌‌‌​​​‍​‌‌​​‌​‌‍​‌‌​​​‌‌‍​‌‌​​‌​‌‍​​‌​‌‌​‌‍​​‌‌​‌​​‍​‌‌​​‌​​‍​‌‌​​​​‌‍​​‌‌​‌‌‌‍​​‌​‌‌​‌‍​​‌‌‌​​​‍​​‌‌‌​​​‍​​‌‌​​​​‍​​‌‌​​​‌‍​​‌​‌‌​‌‍​‌‌​​‌‌​‍​​‌‌​​​‌‍​‌‌​​‌‌​‍​‌‌​​​​‌‍​​‌‌​​​​‍​‌‌​​‌​​‍​‌‌​​‌​​‍​‌‌​​‌​​‍​‌‌​​​‌‌‍​‌‌​​​​‌‍​​‌‌​‌​​‍​​‌‌‌​​‌⁠

신비로운 광물 이름인 줄 알았는데, 보리밥처럼 생겼다는 뜻이었습니다.

그 돌 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나

이름이야 소박하든 말든, 맥반석 오징어든, 계란이든 실제로 맛이 달라요.

계란의 경우는 흰자가 갈색으로 변하고, 질감이 쫀득해지죠. 이 변화의 주인공은 맥반석 자체가 아니라 온도와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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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그 이유를 살펴보면 달걀흰자의 단백질과 포도당이 120~180°C 사이에서 반응하면 멜라노이딘이라는 갈색 색소가 만들어져요. 그래서 일반 삶은 계란에서는 보기 어려운 갈색과 쫄깃함이 이 반응에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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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80°C

흰자가 갈색으로 변하는 온도 범위

원적외선은 진짜일까

사실 맥반석 마케팅의 단골 문구는 '원적외선'입니다. 원적외선이 음식 깊숙이 침투해 균일하게 익힌다는 설명이 오랫동안 따라붙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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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적외선이 식품 표면에 흡수돼 분자 운동을 활성화하고 열로 전환된다는 물리적 작용 자체는 과학적으로 설명되는 현상이에요. 조리 도구로서 원적외선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식품공정 연구에서도 다뤄지고 있어요.

그런데 맥반석 구이가 일반 가열보다 맛이나 영양 면에서 특별히 우수하다는 것, 또는 맥반석의 원적외선이 그 차이를 독립적으로 만들어낸다는 것은 현재까지 충분히 입증된 주장으로 보기에는 근거가 약한 측면도 있어요.

갈변, 고소한 향, 쫄깃한 식감은 원적외선이 없어도 높은 온도와 긴 가열 시간만으로 충분히 일어나는 변화거든요.⁠​​‌‌​​‌​‍​​‌‌​​‌‌‍​​‌‌​​​‌‍​‌‌​​‌​​‍​​‌‌​​‌‌‍​‌‌​​‌‌​‍​​‌‌​‌‌​‍​​‌‌‌​​​‍​​‌​‌‌​‌‍​​‌‌‌​​​‍​‌‌​​‌​‌‍​‌‌​​​‌‌‍​‌‌​​‌​‌‍​​‌​‌‌​‌‍​​‌‌​‌​​‍​‌‌​​‌​​‍​‌‌​​​​‌‍​​‌‌​‌‌‌‍​​‌​‌‌​‌‍​​‌‌‌​​​‍​​‌‌‌​​​‍​​‌‌​​​​‍​​‌‌​​​‌‍​​‌​‌‌​‌‍​‌‌​​‌‌​‍​​‌‌​​​‌‍​‌‌​​‌‌​‍​‌‌​​​​‌‍​​‌‌​​​​‍​‌‌​​‌​​‍​‌‌​​‌​​‍​‌‌​​‌​​‍​‌‌​​​‌‌‍​‌‌​​​​‌‍​​‌‌​‌​​‍​​‌‌‌​​‌⁠

2가지

맥반석 구이의 실제 열 전달 방식 — 전도열과 복사열

이름은 남아 있다

'맥반석'은 지금 두 가지 의미로 존재합니다.

하나는 보리밥처럼 생긴 반점 무늬 돌이라는 원래 뜻. 또 하나는 뜨겁게 달궈진 돌 위에서 천천히 구워내는 조리 방식 그 자체의 이름이에요.⁠​​‌‌​​‌​‍​​‌‌​​‌‌‍​​‌‌​​​‌‍​‌‌​​‌​​‍​​‌‌​​‌‌‍​‌‌​​‌‌​‍​​‌‌​‌‌​‍​​‌‌‌​​​‍​​‌​‌‌​‌‍​​‌‌‌​​​‍​‌‌​​‌​‌‍​‌‌​​​‌‌‍​‌‌​​‌​‌‍​​‌​‌‌​‌‍​​‌‌​‌​​‍​‌‌​​‌​​‍​‌‌​​​​‌‍​​‌‌​‌‌‌‍​​‌​‌‌​‌‍​​‌‌‌​​​‍​​‌‌‌​​​‍​​‌‌​​​​‍​​‌‌​​​‌‍​​‌​‌‌​‌‍​‌‌​​‌‌​‍​​‌‌​​​‌‍​‌‌​​‌‌​‍​‌‌​​​​‌‍​​‌‌​​​​‍​‌‌​​‌​​‍​‌‌​​‌​​‍​‌‌​​‌​​‍​‌‌​​​‌‌‍​‌‌​​​​‌‍​​‌‌​‌​​‍​​‌‌‌​​‌⁠

80~90년대 건강 마케팅과 함께 자리 잡은 '원적외선 건강 조리'라는 이미지는 과학적 검증 앞에서 근거가 불분명한 채로 남아 있습니다. 열효과 자체는 부정되지 않았고, '맥반석만의 특별한 건강 효과'라는 주장은 아직 입증되지 않은 상태예요.

그럼에도 맥반석 계란과 오징어는 오늘도 팔리고 있습니다. 이름보다 그 맛이 더 오래가는 셈이죠.

어떻게 보면 내가 맛있다고 믿고, 또 기분이 좋으면 더 맛있기도 하니까요.⁠​​‌‌​​‌​‍​​‌‌​​‌‌‍​​‌‌​​​‌‍​‌‌​​‌​​‍​​‌‌​​‌‌‍​‌‌​​‌‌​‍​​‌‌​‌‌​‍​​‌‌‌​​​‍​​‌​‌‌​‌‍​​‌‌‌​​​‍​‌‌​​‌​‌‍​‌‌​​​‌‌‍​‌‌​​‌​‌‍​​‌​‌‌​‌‍​​‌‌​‌​​‍​‌‌​​‌​​‍​‌‌​​​​‌‍​​‌‌​‌‌‌‍​​‌​‌‌​‌‍​​‌‌‌​​​‍​​‌‌‌​​​‍​​‌‌​​​​‍​​‌‌​​​‌‍​​‌​‌‌​‌‍​‌‌​​‌‌​‍​​‌‌​​​‌‍​‌‌​​‌‌​‍​‌‌​​​​‌‍​​‌‌​​​​‍​‌‌​​‌​​‍​‌‌​​‌​​‍​‌‌​​‌​​‍​‌‌​​​‌‌‍​‌‌​​​​‌‍​​‌‌​‌​​‍​​‌‌‌​​‌⁠

다음번에 휴게소 앞 선반에서 맥반석 오징어를 고를 때 한자 뜻을 떠올려보면 어떨까요. '보리밥 돌 위에서 구운 오징어 그리고 계란'이라고 읽히는 순간, 왠지 더 소박하고 실하게 느껴질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