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뭘 사 먹느냐고 물으면, 대부분 호두과자나 커피를 떠올립니다.

images.jpg

잠깐 들르는 곳에서, 꽤 진지한 밥 한 끼를 팔고 있습니다.

경쟁이 시작된 이유

한국도로공사는 EX-FOOD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맛·가격·품질·판매량을 기준으로 각 휴게소의 대표 메뉴를 심사해 인증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에 매년 휴게소 음식 경진대회까지 열립니다.

4074080_60.jpg

2024년 경진대회 최우수상은 보성녹차휴게소 영암 방향의 보성꼬막비빔밥이었습니다. 2025년 대상은 죽전휴게소 서울 방향의 용인 성산 한돈 뼈해장국이 받았어요.

수상 기록이 생기면서 각 휴게소는 지역 식재료를 어떻게 메뉴에 녹여낼지 경쟁하듯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고속도로 위에서 지역 음식이 경연을 벌이고 있다.

지역이 메뉴가 되는 방식

강원도 방향 휴게소에서는 황태해장국과 감자옹심이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양평휴게소에서는 강릉 초당 순두부를 활용한 찌개와 짬뽕 두 가지를 모두 팝니다. 정선 곤드레 떡갈비도 이 구간 휴게소의 단골 메뉴입니다.⁠​​‌‌​​‌​‍​‌‌​​‌​‌‍​​‌‌​​‌​‍​‌‌​​‌‌​‍​‌‌​​​‌​‍​​‌‌​‌​‌‍​​‌‌‌​​​‍​​‌‌‌​​​‍​​‌​‌‌​‌‍​​‌‌​​​​‍​​‌‌​‌‌‌‍​​‌‌​‌‌​‍​​‌‌‌​​‌‍​​‌​‌‌​‌‍​​‌‌​‌​​‍​​‌‌​‌‌​‍​​‌‌​‌​​‍​‌‌​​‌​​‍​​‌​‌‌​‌‍​​‌‌‌​​​‍​​‌‌​​​‌‍​​‌‌​‌​​‍​‌‌​​‌‌​‍​​‌​‌‌​‌‍​​‌‌​‌​​‍​‌‌​​​‌​‍​​‌‌​​‌​‍​​‌‌​​​​‍​‌‌​​​​‌‍​‌‌​​‌​‌‍​​‌‌​​​​‍​‌‌​​‌​​‍​‌‌​​‌​‌‍​​‌‌‌​​​‍​‌‌​​‌‌​‍​‌‌​​‌​‌⁠

충북 방향으로 가면 괴산 매운 고추 라면과 서리태 콩국수가 나옵니다. 인삼랜드휴게소 통영 방향에는 인삼 가마솥 영양비빔밥이 대표 메뉴로 올라 있어요.

_images_202047_20250203093607471_UQP0I473.jpg

전라도 방향에서는 함평나비휴게소 무안 방향의 낙돼불패(낙지·돼지고기 기반 볶음 요리)가 경진대회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안산휴게소에는 대부도 포도고추장을 활용한 보자기 비빔밥도 있습니다.

2025

휴게소 음식 경진대회 대상 — 용인 성산 한돈 뼈해장국 (죽전휴게소)⁠​​‌‌​​‌​‍​‌‌​​‌​‌‍​​‌‌​​‌​‍​‌‌​​‌‌​‍​‌‌​​​‌​‍​​‌‌​‌​‌‍​​‌‌‌​​​‍​​‌‌‌​​​‍​​‌​‌‌​‌‍​​‌‌​​​​‍​​‌‌​‌‌‌‍​​‌‌​‌‌​‍​​‌‌‌​​‌‍​​‌​‌‌​‌‍​​‌‌​‌​​‍​​‌‌​‌‌​‍​​‌‌​‌​​‍​‌‌​​‌​​‍​​‌​‌‌​‌‍​​‌‌‌​​​‍​​‌‌​​​‌‍​​‌‌​‌​​‍​‌‌​​‌‌​‍​​‌​‌‌​‌‍​​‌‌​‌​​‍​‌‌​​​‌​‍​​‌‌​​‌​‍​​‌‌​​​​‍​‌‌​​​​‌‍​‌‌​​‌​‌‍​​‌‌​​​​‍​‌‌​​‌​​‍​‌‌​​‌​‌‍​​‌‌‌​​​‍​‌‌​​‌‌​‍​‌‌​​‌​‌⁠

서울 근처에도 있습니다

서울만남휴게소 부산 방향은 '말죽거리'라는 이름을 메뉴에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말죽거리 소머리국밥은 방송에서도 소개된 이 휴게소의 대표 메뉴입니다. 한돈 동파육 덮밥은 경진대회 우수상까지 받았어요.

서울 도심에서 한 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 죽전휴게소에는 용인 특산품 영양밥 정식도 따로 있습니다.⁠​​‌‌​​‌​‍​‌‌​​‌​‌‍​​‌‌​​‌​‍​‌‌​​‌‌​‍​‌‌​​​‌​‍​​‌‌​‌​‌‍​​‌‌‌​​​‍​​‌‌‌​​​‍​​‌​‌‌​‌‍​​‌‌​​​​‍​​‌‌​‌‌‌‍​​‌‌​‌‌​‍​​‌‌‌​​‌‍​​‌​‌‌​‌‍​​‌‌​‌​​‍​​‌‌​‌‌​‍​​‌‌​‌​​‍​‌‌​​‌​​‍​​‌​‌‌​‌‍​​‌‌‌​​​‍​​‌‌​​​‌‍​​‌‌​‌​​‍​‌‌​​‌‌​‍​​‌​‌‌​‌‍​​‌‌​‌​​‍​‌‌​​​‌​‍​​‌‌​​‌​‍​​‌‌​​​​‍​‌‌​​​​‌‍​‌‌​​‌​‌‍​​‌‌​​​​‍​‌‌​​‌​​‍​‌‌​​‌​‌‍​​‌‌‌​​​‍​‌‌​​‌‌​‍​‌‌​​‌​‌⁠

구리휴게소에는 흑돼지 제육볶음, 황간휴게소 부산 방향에는 국밥과 솥밥을 함께 내는 '영표국밥&솥밥'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82e53b78-047d-475d-a3c1-c30fdd0cb09c.jpg

가장 의외의 메뉴

칠곡휴게소 부산 방향에는 '한미식당의 치즈시내소'라는 메뉴가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음식인 슈니첼을 한국식으로 재해석한 돈가스 계열의 요리입니다. 고속도로 휴게소 식당에서 유럽 음식의 흔적을 마주치게 되는 셈이에요.⁠​​‌‌​​‌​‍​‌‌​​‌​‌‍​​‌‌​​‌​‍​‌‌​​‌‌​‍​‌‌​​​‌​‍​​‌‌​‌​‌‍​​‌‌‌​​​‍​​‌‌‌​​​‍​​‌​‌‌​‌‍​​‌‌​​​​‍​​‌‌​‌‌‌‍​​‌‌​‌‌​‍​​‌‌‌​​‌‍​​‌​‌‌​‌‍​​‌‌​‌​​‍​​‌‌​‌‌​‍​​‌‌​‌​​‍​‌‌​​‌​​‍​​‌​‌‌​‌‍​​‌‌‌​​​‍​​‌‌​​​‌‍​​‌‌​‌​​‍​‌‌​​‌‌​‍​​‌​‌‌​‌‍​​‌‌​‌​​‍​‌‌​​​‌​‍​​‌‌​​‌​‍​​‌‌​​​​‍​‌‌​​​​‌‍​‌‌​​‌​‌‍​​‌‌​​​​‍​‌‌​​‌​​‍​‌‌​​‌​‌‍​​‌‌‌​​​‍​‌‌​​‌‌​‍​‌‌​​‌​‌⁠

군위휴게소에는 대구 파육개장과 의성마늘 돈가스가 나란히 있습니다. 평사휴게소에는 애플 수제 등심 돈가스, 남해 방향 휴게소에서는 새싹삼과 남해 흑마늘을 넣은 돈가스도 팝니다.

돈가스 하나에도 그 지역 특산물이 들어가는 방식입니다.

2024

휴게소 음식 경진대회 최우수상 — 보성꼬막비빔밥 (보성녹차휴게소)⁠​​‌‌​​‌​‍​‌‌​​‌​‌‍​​‌‌​​‌​‍​‌‌​​‌‌​‍​‌‌​​​‌​‍​​‌‌​‌​‌‍​​‌‌‌​​​‍​​‌‌‌​​​‍​​‌​‌‌​‌‍​​‌‌​​​​‍​​‌‌​‌‌‌‍​​‌‌​‌‌​‍​​‌‌‌​​‌‍​​‌​‌‌​‌‍​​‌‌​‌​​‍​​‌‌​‌‌​‍​​‌‌​‌​​‍​‌‌​​‌​​‍​​‌​‌‌​‌‍​​‌‌‌​​​‍​​‌‌​​​‌‍​​‌‌​‌​​‍​‌‌​​‌‌​‍​​‌​‌‌​‌‍​​‌‌​‌​​‍​‌‌​​​‌​‍​​‌‌​​‌​‍​​‌‌​​​​‍​‌‌​​​​‌‍​‌‌​​‌​‌‍​​‌‌​​​​‍​‌‌​​‌​​‍​‌‌​​‌​‌‍​​‌‌‌​​​‍​‌‌​​‌‌​‍​‌‌​​‌​‌⁠

그러면 어떻게 찾아가나

휴게소 메뉴는 방향(상행·하행)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1yxhQ4KbEDIHdhXTCnnUWlB3X9F0qKjjHaarMOC0MEL2CVAPpD4Shndr40_DQ_vzc8f-DYSST-uCEWhAX-BiDw.webp

같은 이름의 휴게소라도 서울 방향과 부산 방향이 운영하는 식당이 다를 수 있습니다. 보성녹차휴게소 꼬막비빔밥도 영암 방향에서만 팝니다.

한국도로공사의 휴게소 통합 검색 서비스에서 방향과 메뉴를 미리 확인하고 가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황태, 초당순두부, 곤드레, 의성마늘, 보성꼬막. 이 식재료들은 지금도 각 휴게소 메뉴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핵심으로 남아 있습니다. 어느 지역을 지나고 있는지, 밥 한 그릇으로 체감할 수 있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