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버블 시대 사람들이 골프장 회원권을 산 건, 골프가 좋아서가 아니라 '오르니까'였어요."

서울 아파트보다 비쌌던 회원권 한 장

버블경제가 절정을 달리던 1990년 무렵, 도쿄 인근 고가네이 컨트리클럽회원권 한 장의 가격이 3억 6,000만 엔에 이르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당시 환율로 약 280만 달러 수준이에요.⁠​‌‌​​​​‌‍​​‌‌​​​‌‍​​‌‌​​‌‌‍​​‌‌​​​‌‍​​‌‌​​​​‍​​‌‌‌​​​‍​‌‌​​‌​‌‍​​‌‌​​‌‌‍​​‌​‌‌​‌‍​​‌‌​​​‌‍​​‌‌​‌​‌‍​‌‌​​​​‌‍​​‌‌​‌‌‌‍​​‌​‌‌​‌‍​​‌‌​‌​​‍​‌‌​​​​‌‍​​‌‌‌​​‌‍​​‌‌​‌‌‌‍​​‌​‌‌​‌‍​‌‌​​​​‌‍​​‌‌‌​​‌‍​​‌‌​‌‌‌‍​‌‌​​​​‌‍​​‌​‌‌​‌‍​​‌‌​​‌​‍​​‌‌​‌​‌‍​‌‌​​‌‌​‍​‌‌​​‌‌​‍​​‌‌​​​​‍​​‌‌​‌‌​‍​​‌‌​​‌‌‍​​‌‌​​‌​‍​​‌‌​​‌‌‍​‌‌​​​‌​‍​​‌‌‌​​​‍​​‌‌​‌‌​⁠

골프채 들고 잔디 위를 걷는 권리 하나가, 미국 고급 주택 한 채 값이었던 겁니다.

고가네이 같은 최상위 클럽이 아니더라도, 웬만한 명문 클럽 회원권은 3,000만 엔에서 5,000만 엔 사이에 거래됐어요.

유명 클럽은 1억 엔을 훌쩍 넘기도 했습니다.⁠​‌‌​​​​‌‍​​‌‌​​​‌‍​​‌‌​​‌‌‍​​‌‌​​​‌‍​​‌‌​​​​‍​​‌‌‌​​​‍​‌‌​​‌​‌‍​​‌‌​​‌‌‍​​‌​‌‌​‌‍​​‌‌​​​‌‍​​‌‌​‌​‌‍​‌‌​​​​‌‍​​‌‌​‌‌‌‍​​‌​‌‌​‌‍​​‌‌​‌​​‍​‌‌​​​​‌‍​​‌‌‌​​‌‍​​‌‌​‌‌‌‍​​‌​‌‌​‌‍​‌‌​​​​‌‍​​‌‌‌​​‌‍​​‌‌​‌‌‌‍​‌‌​​​​‌‍​​‌​‌‌​‌‍​​‌‌​​‌​‍​​‌‌​‌​‌‍​‌‌​​‌‌​‍​‌‌​​‌‌​‍​​‌‌​​​​‍​​‌‌​‌‌​‍​​‌‌​​‌‌‍​​‌‌​​‌​‍​​‌‌​​‌‌‍​‌‌​​​‌​‍​​‌‌‌​​​‍​​‌‌​‌‌​⁠

20곳 이상

가입비 100만 달러 이상의 일본 골프클럽 수

100만 달러, 당시 기준으로 수억 엔 이상을 내야 가입할 수 있는 골프클럽이 일본에 20곳 넘게 있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골프를 치려는 게 아니었다

당시 일본에서 골프 회원권은 이용권이 아니라 자산이었습니다.⁠​‌‌​​​​‌‍​​‌‌​​​‌‍​​‌‌​​‌‌‍​​‌‌​​​‌‍​​‌‌​​​​‍​​‌‌‌​​​‍​‌‌​​‌​‌‍​​‌‌​​‌‌‍​​‌​‌‌​‌‍​​‌‌​​​‌‍​​‌‌​‌​‌‍​‌‌​​​​‌‍​​‌‌​‌‌‌‍​​‌​‌‌​‌‍​​‌‌​‌​​‍​‌‌​​​​‌‍​​‌‌‌​​‌‍​​‌‌​‌‌‌‍​​‌​‌‌​‌‍​‌‌​​​​‌‍​​‌‌‌​​‌‍​​‌‌​‌‌‌‍​‌‌​​​​‌‍​​‌​‌‌​‌‍​​‌‌​​‌​‍​​‌‌​‌​‌‍​‌‌​​‌‌​‍​‌‌​​‌‌​‍​​‌‌​​​​‍​​‌‌​‌‌​‍​​‌‌​​‌‌‍​​‌‌​​‌​‍​​‌‌​​‌‌‍​‌‌​​​‌​‍​​‌‌‌​​​‍​​‌‌​‌‌​⁠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었고, 가격은 계속 올랐어요. 희소성, 사회적 위신, 재판매 가능성. 이 세 가지가 실제 이용 가치보다 훨씬 크게 가격을 끌어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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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도 가세했어요. 회원권 매입자에게 구매 금액의 90% 수준까지 담보대출을 내줬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오늘날 집을 살 때도 이 정도 대출은 드뭅니다. 골프 회원권이 부동산, 주식과 나란히 은행 대출의 담보가 됐다는 건, 당시 회원권이 그냥 '쿠폰'이 아니라 엄연한 금융자산으로 취급됐다는 뜻이에요.⁠​‌‌​​​​‌‍​​‌‌​​​‌‍​​‌‌​​‌‌‍​​‌‌​​​‌‍​​‌‌​​​​‍​​‌‌‌​​​‍​‌‌​​‌​‌‍​​‌‌​​‌‌‍​​‌​‌‌​‌‍​​‌‌​​​‌‍​​‌‌​‌​‌‍​‌‌​​​​‌‍​​‌‌​‌‌‌‍​​‌​‌‌​‌‍​​‌‌​‌​​‍​‌‌​​​​‌‍​​‌‌‌​​‌‍​​‌‌​‌‌‌‍​​‌​‌‌​‌‍​‌‌​​​​‌‍​​‌‌‌​​‌‍​​‌‌​‌‌‌‍​‌‌​​​​‌‍​​‌​‌‌​‌‍​​‌‌​​‌​‍​​‌‌​‌​‌‍​‌‌​​‌‌​‍​‌‌​​‌‌​‍​​‌‌​​​​‍​​‌‌​‌‌​‍​​‌‌​​‌‌‍​​‌‌​​‌​‍​​‌‌​​‌‌‍​‌‌​​​‌​‍​​‌‌‌​​​‍​​‌‌​‌‌​⁠

주가와 함께 움직인 잔디밭

1982년부터 1992년까지 약 10년간, 도쿄 골프장 회원권 가격과 닛케이 주가지수가 거의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A digital financial candlestick chart showing market trends on a dark screen

주가가 오르면 회원권도 오르고, 주가가 흔들리면 회원권도 흔들렸어요. 골프장이 금융시장과 한 몸이었던 셈입니다.

당시 버블의 중심은 주식과 부동산이었지만, 미술품과 골프 회원권으로도 돈이 흘러들어갔습니다. 오를 것 같은 곳이면 어디든 자금이 모였고, 골프 회원권 시장도 그 흐름에서 빠지지 않았어요.⁠​‌‌​​​​‌‍​​‌‌​​​‌‍​​‌‌​​‌‌‍​​‌‌​​​‌‍​​‌‌​​​​‍​​‌‌‌​​​‍​‌‌​​‌​‌‍​​‌‌​​‌‌‍​​‌​‌‌​‌‍​​‌‌​​​‌‍​​‌‌​‌​‌‍​‌‌​​​​‌‍​​‌‌​‌‌‌‍​​‌​‌‌​‌‍​​‌‌​‌​​‍​‌‌​​​​‌‍​​‌‌‌​​‌‍​​‌‌​‌‌‌‍​​‌​‌‌​‌‍​‌‌​​​​‌‍​​‌‌‌​​‌‍​​‌‌​‌‌‌‍​‌‌​​​​‌‍​​‌​‌‌​‌‍​​‌‌​​‌​‍​​‌‌​‌​‌‍​‌‌​​‌‌​‍​‌‌​​‌‌​‍​​‌‌​​​​‍​​‌‌​‌‌​‍​​‌‌​​‌‌‍​​‌‌​​‌​‍​​‌‌​​‌‌‍​‌‌​​​‌​‍​​‌‌‌​​​‍​​‌‌​‌‌​⁠

1990년, 그리고 폭락

1990년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부동산과 주식이 하락하기 시작하자, 골프 회원권 가격도 함께 내려앉았어요.

수억 엔을 호가하던 회원권들이 순식간에 가치를 잃어갔습니다. 담보대출까지 받아 회원권을 샀던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중으로 타격이었죠. 자산 가치는 떨어지는데 빚은 그대로였으니까요.⁠​‌‌​​​​‌‍​​‌‌​​​‌‍​​‌‌​​‌‌‍​​‌‌​​​‌‍​​‌‌​​​​‍​​‌‌‌​​​‍​‌‌​​‌​‌‍​​‌‌​​‌‌‍​​‌​‌‌​‌‍​​‌‌​​​‌‍​​‌‌​‌​‌‍​‌‌​​​​‌‍​​‌‌​‌‌‌‍​​‌​‌‌​‌‍​​‌‌​‌​​‍​‌‌​​​​‌‍​​‌‌‌​​‌‍​​‌‌​‌‌‌‍​​‌​‌‌​‌‍​‌‌​​​​‌‍​​‌‌‌​​‌‍​​‌‌​‌‌‌‍​‌‌​​​​‌‍​​‌​‌‌​‌‍​​‌‌​​‌​‍​​‌‌​‌​‌‍​‌‌​​‌‌​‍​‌‌​​‌‌​‍​​‌‌​​​​‍​​‌‌​‌‌​‍​​‌‌​​‌‌‍​​‌‌​​‌​‍​​‌‌​​‌‌‍​‌‌​​​‌​‍​​‌‌‌​​​‍​​‌‌​‌‌​⁠

'오르니까 사는' 논리는 가격이 오를 때만 작동합니다. 방향이 바뀌는 순간, 그 논리는 손실의 이유가 됩니다.

A city street filled with lots of traffic at night

지금 남은 것

버블이 꺼진 뒤 일본의 골프 회원권 시장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투기자산으로서의 골프 회원권이라는 개념 자체가 사라졌어요. 지금은 수억 엔짜리 회원권 거래 같은 이야기를 일본에서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대신 이 시대의 이야기는 버블경제가 얼마나 비이성적으로 과열됐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으로 남아 있어요.

골프를 치기 위해 골프장 회원권을 산 게 아니라, 오를 것 같아서 샀다는 사실 하나가 그 시대 전체를 설명합니다.

오늘도 어딘가에서 "오르니까 사는" 논리를 마주친다면, 이 잔디밭이 떠오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