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유럽에서 버터가 너무 비싸 군대조차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던 시절, 추정치로는 버터 가격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비용으로 소기름과 우유를 섞어 버터 자리를 대신할 무언가를 만들어냈습니다. 그게 마가린의 시작입니다."

나폴레옹 3세의 공모
1869년,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 3세는 공모전을 열었습니다.
버터를 대신할 수 있는 식품을 만들어오라는 주문이었어요.
대상은 해군과 빈곤층이었습니다. 군대엔 오래 두고 운반하기 쉬운 지방이 필요했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버터는 이미 사치품에 가까웠거든요.
당시 유럽에서 버터 부족은 꽤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저렴하고 보관성도 좋은 대체품, 그게 나폴레옹 3세가 원한 것이었어요.
버터 부족이라는 위기가 없었다면, 마가린도 없었을지 모릅니다.
소기름과 우유로 만든 것
공모에 응한 사람 중 한 명이 이폴리트 메주 무리에(Hippolyte Mège-Mouriès)였습니다.
그가 선택한 재료는 소기름과 우유였어요.
소에서 분리한 지방에 우유와 물을 섞었습니다. 처음부터 식물성 기름 한 방울도 들어가지 않은, 완전히 동물성 제품이었죠.

이 제품의 원래 이름은 올레오마가린(oleomargarine)이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부르는 '마가린'은 그 이름을 줄인 것입니다.
공모 결과, 메주 무리에의 발명품이 선택을 받았어요. 낯설고 새로운 이름의 식품이 군대와 빈민층의 식탁을 향해 첫 발을 내딛었습니다.
지금 마가린과의 거리
오늘날 마가린의 주재료는 식물성 기름입니다.
소기름에서 식물성 기름으로 바뀐 건 발명 이후 오랜 시간에 걸쳐 일어난 변화입니다. 처음 탄생했을 때와 재료가 완전히 달라진 셈이에요.
바뀌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버터보다 저렴하고 보관이 편리하다는 특성, 그리고 '버터 대신'이라는 태생적 역할이에요.
나폴레옹 3세의 공모전이 원한 조건이 바로 그것이었으니, 추정치로는 155년이 지난 지금도 마가린은 그 조건 안에서 팔리고 있는 셈입니다.

마가린의 탄생은 발명가의 천재성보다, 사회가 처한 결핍에서 시작된 이야기에 가깝습니다.
버터가 부족했고, 군대엔 지방이 필요했고, 황제는 해결책을 구했습니다. 그 세 가지가 겹친 자리에서 메주 무리에의 소기름과 우유가 답이 됐어요.
위기 대응의 산물로 태어난 식품이, 재료까지 바꿔가며 지금도 버터 옆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