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가락만 쓰는 중국, 그릇 들고 젓가락으로 먹는 일본, 숟가락을 고집하는 한국. 이게 처음부터 달랐던 게 아니라는 거, 알고 있었어요?

brown wooden spoon on brown and white textile

지금처럼 갈라진 건, 음식이 먼저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원래 세 나라 모두 숟가락을 썼다

중국 상(商)·주(周) 시대 유적을 보면, 손과 숟가락과 젓가락이 식사 자리에 함께 등장합니다.⁠​‌‌​​​​‌‍​​‌‌​‌​‌‍​​‌‌​​‌​‍​‌‌​​‌​‌‍​​‌‌​​​‌‍​​‌‌‌​​‌‍​‌‌​​‌‌​‍​​‌‌​​​​‍​​‌​‌‌​‌‍​‌‌​​​‌‌‍​​‌‌​​‌​‍​​‌‌​​‌‌‍​​‌‌​​​‌‍​​‌​‌‌​‌‍​​‌‌​‌​​‍​​‌‌​‌‌​‍​​‌‌​‌​​‍​‌‌​​​‌‌‍​​‌​‌‌​‌‍​​‌‌‌​​​‍​‌‌​​​‌​‍​​‌‌​‌‌‌‍​​‌‌​‌​​‍​​‌​‌‌​‌‍​​‌‌​‌‌‌‍​​‌‌‌​​​‍​‌‌​​‌‌​‍​​‌‌​​​‌‍​​‌‌​‌‌​‍​​‌‌‌​​​‍​‌‌​​​​‌‍​​‌‌​​​‌‍​​‌‌​​‌‌‍​​‌‌​​​‌‍​‌‌​​​‌​‍​‌‌​​​‌​⁠

어느 하나가 주도적인 도구였던 게 아니라, 음식에 따라 골라 쓰는 방식이었습니다. 도구를 하나로 통일할 이유가 없던 시절엔 그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선택이었어요.

숟가락이 더 오래됐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청동기시대 유물에서 숟가락이 나오고, 젓가락은 신석기시대 유물로 추정되는 것들이 발굴됩니다. 다만 어느 쪽이 먼저라고 딱 잘라 말하기보다는, 두 도구가 오래전부터 각자의 역할로 쓰여 왔다고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변화의 계기는 당나라(唐)였습니다.⁠​‌‌​​​​‌‍​​‌‌​‌​‌‍​​‌‌​​‌​‍​‌‌​​‌​‌‍​​‌‌​​​‌‍​​‌‌‌​​‌‍​‌‌​​‌‌​‍​​‌‌​​​​‍​​‌​‌‌​‌‍​‌‌​​​‌‌‍​​‌‌​​‌​‍​​‌‌​​‌‌‍​​‌‌​​​‌‍​​‌​‌‌​‌‍​​‌‌​‌​​‍​​‌‌​‌‌​‍​​‌‌​‌​​‍​‌‌​​​‌‌‍​​‌​‌‌​‌‍​​‌‌‌​​​‍​‌‌​​​‌​‍​​‌‌​‌‌‌‍​​‌‌​‌​​‍​​‌​‌‌​‌‍​​‌‌​‌‌‌‍​​‌‌‌​​​‍​‌‌​​‌‌​‍​​‌‌​​​‌‍​​‌‌​‌‌​‍​​‌‌‌​​​‍​‌‌​​​​‌‍​​‌‌​​​‌‍​​‌‌​​‌‌‍​​‌‌​​​‌‍​‌‌​​​‌​‍​‌‌​​​‌​⁠

이 시기 중국에서 숟가락과 젓가락을 한 벌로 상에 올리는 방식이 자리를 잡았어요. 이것이 한반도로 건너왔고, 삼국시대 한국에서도 두 도구를 함께 쓰는 관습이 생겨났습니다.

지금 한국의 수저 문화는 처음부터 한국만의 전통이 아니었습니다. 당나라에서 시작된 관습이 이 땅에 뿌리를 내린 거예요.

중국과 일본은 왜 숟가락을 내려놓았을까요?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했지만, 음식 구성이 달라지면서 도구도 달라졌습니다.⁠​‌‌​​​​‌‍​​‌‌​‌​‌‍​​‌‌​​‌​‍​‌‌​​‌​‌‍​​‌‌​​​‌‍​​‌‌‌​​‌‍​‌‌​​‌‌​‍​​‌‌​​​​‍​​‌​‌‌​‌‍​‌‌​​​‌‌‍​​‌‌​​‌​‍​​‌‌​​‌‌‍​​‌‌​​​‌‍​​‌​‌‌​‌‍​​‌‌​‌​​‍​​‌‌​‌‌​‍​​‌‌​‌​​‍​‌‌​​​‌‌‍​​‌​‌‌​‌‍​​‌‌‌​​​‍​‌‌​​​‌​‍​​‌‌​‌‌‌‍​​‌‌​‌​​‍​​‌​‌‌​‌‍​​‌‌​‌‌‌‍​​‌‌‌​​​‍​‌‌​​‌‌​‍​​‌‌​​​‌‍​​‌‌​‌‌​‍​​‌‌‌​​​‍​‌‌​​​​‌‍​​‌‌​​​‌‍​​‌‌​​‌‌‍​​‌‌​​​‌‍​‌‌​​​‌​‍​‌‌​​​‌​⁠

중국은 식용유를 활용한 볶음 요리가 발달하면서, 국물보다 건더기를 집어 먹는 방식이 주류가 됐어요. 국수와 만두처럼 젓가락으로 집거나 감아올리는 음식도 늘었습니다. 숟가락이 활약할 자리가 점점 좁아진 거죠.

A plate of glistening chicken and green peppers

일본은 더 일찍, 더 완전하게 젓가락 중심이 됐습니다.

왕실이나 귀족 연회에서 숟가락이 쓰인 기록은 있지만, 일반 식탁에서는 젓가락이 거의 전부였어요. 에도(江戶) 시대에 정리된 식사 예절서도 젓가락 중심의 규범을 담고 있습니다. 밥그릇을 손에 들고 젓가락으로 먹는 방식은 지금도 일본 식사의 기본입니다.⁠​‌‌​​​​‌‍​​‌‌​‌​‌‍​​‌‌​​‌​‍​‌‌​​‌​‌‍​​‌‌​​​‌‍​​‌‌‌​​‌‍​‌‌​​‌‌​‍​​‌‌​​​​‍​​‌​‌‌​‌‍​‌‌​​​‌‌‍​​‌‌​​‌​‍​​‌‌​​‌‌‍​​‌‌​​​‌‍​​‌​‌‌​‌‍​​‌‌​‌​​‍​​‌‌​‌‌​‍​​‌‌​‌​​‍​‌‌​​​‌‌‍​​‌​‌‌​‌‍​​‌‌‌​​​‍​‌‌​​​‌​‍​​‌‌​‌‌‌‍​​‌‌​‌​​‍​​‌​‌‌​‌‍​​‌‌​‌‌‌‍​​‌‌‌​​​‍​‌‌​​‌‌​‍​​‌‌​​​‌‍​​‌‌​‌‌​‍​​‌‌‌​​​‍​‌‌​​​​‌‍​​‌‌​​​‌‍​​‌‌​​‌‌‍​​‌‌​​​‌‍​‌‌​​​‌​‍​‌‌​​​‌​⁠

1300년 전

무령왕릉 출토 청동숟가락

한국에서만 숟가락이 살아남은 이유

한국의 밥상을 떠올리면 답이 보입니다.

밥, 국, 찌개, 탕, 죽. 국물이 있는 음식이 언제나 상의 중심에 있었어요. 젓가락으로는 도저히 해결이 안 되는 자리입니다.⁠​‌‌​​​​‌‍​​‌‌​‌​‌‍​​‌‌​​‌​‍​‌‌​​‌​‌‍​​‌‌​​​‌‍​​‌‌‌​​‌‍​‌‌​​‌‌​‍​​‌‌​​​​‍​​‌​‌‌​‌‍​‌‌​​​‌‌‍​​‌‌​​‌​‍​​‌‌​​‌‌‍​​‌‌​​​‌‍​​‌​‌‌​‌‍​​‌‌​‌​​‍​​‌‌​‌‌​‍​​‌‌​‌​​‍​‌‌​​​‌‌‍​​‌​‌‌​‌‍​​‌‌‌​​​‍​‌‌​​​‌​‍​​‌‌​‌‌‌‍​​‌‌​‌​​‍​​‌​‌‌​‌‍​​‌‌​‌‌‌‍​​‌‌‌​​​‍​‌‌​​‌‌​‍​​‌‌​​​‌‍​​‌‌​‌‌​‍​​‌‌‌​​​‍​‌‌​​​​‌‍​​‌‌​​​‌‍​​‌‌​​‌‌‍​​‌‌​​​‌‍​‌‌​​​‌​‍​‌‌​​​‌​⁠

A hot, bubbling korean soup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청동숟가락이 그 오랜 뿌리를 보여줍니다. 1300여 년 전 백제 왕실의 숟가락이, 지금 우리가 국을 떠먹는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은 형태로 땅속에 묻혀 있었어요.

음식이 숟가락을 불러들이고, 숟가락이 음식 문화를 지탱하는 구조가 서로를 붙들어 온 셈입니다.

같은 도구에서 시작해 세 갈래로

세 나라는 같은 시작점에서 출발해 서로 다른 방향으로 걸어갔습니다.⁠​‌‌​​​​‌‍​​‌‌​‌​‌‍​​‌‌​​‌​‍​‌‌​​‌​‌‍​​‌‌​​​‌‍​​‌‌‌​​‌‍​‌‌​​‌‌​‍​​‌‌​​​​‍​​‌​‌‌​‌‍​‌‌​​​‌‌‍​​‌‌​​‌​‍​​‌‌​​‌‌‍​​‌‌​​​‌‍​​‌​‌‌​‌‍​​‌‌​‌​​‍​​‌‌​‌‌​‍​​‌‌​‌​​‍​‌‌​​​‌‌‍​​‌​‌‌​‌‍​​‌‌‌​​​‍​‌‌​​​‌​‍​​‌‌​‌‌‌‍​​‌‌​‌​​‍​​‌​‌‌​‌‍​​‌‌​‌‌‌‍​​‌‌‌​​​‍​‌‌​​‌‌​‍​​‌‌​​​‌‍​​‌‌​‌‌​‍​​‌‌‌​​​‍​‌‌​​​​‌‍​​‌‌​​​‌‍​​‌‌​​‌‌‍​​‌‌​​​‌‍​‌‌​​​‌​‍​‌‌​​​‌​⁠

중국은 볶음 요리와 함께 젓가락 쪽으로, 일본은 그릇을 들어 올리는 방식으로, 한국은 국물 중심의 식탁을 지키며 수저를 함께 쥐는 방식으로 그렇게 시간의 흐름속에 각자의 고유한 방식으로 자리를 잡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