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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밭이 연구단지로 바뀐 마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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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밭이 연구단지로 바뀐 마곡

2026.06.29

약 4분 읽기1,539

한때 허허벌판이던 마곡이 지금의 모습이 된 건, 연구 인력만 1만 4000여 명에 달하는 LG사이언스파크가 2014년 착공에 들어가면서부터입니다.

1마곡지구조감도.png

LG가 마곡을 선택한 건 마곡이 이미 좋았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LG가 들어오면서 마곡이 좋아진 걸까요.

2007년 계획, 2016년까지 11개 기업

마곡지구 개발계획이 처음 수립된 건 2007년입니다.⁠​​‌‌​‌​​‍​‌‌​​​​‌‍​​‌‌​​‌‌‍​​‌‌​‌​‌‍​​‌‌​‌‌‌‍​​‌‌​‌‌‌‍​​‌‌​​‌‌‍​​‌‌‌​​‌‍​​‌​‌‌​‌‍​​‌‌​​‌‌‍​‌‌​​​‌‌‍​‌‌​​​‌​‍​​‌‌​​‌​‍​​‌​‌‌​‌‍​​‌‌​‌​​‍​​‌‌‌​​‌‍​‌‌​​‌​‌‍​​‌‌​​​​‍​​‌​‌‌​‌‍​​‌‌‌​​‌‍​‌‌​​‌​‌‍​​‌‌​‌‌​‍​‌‌​​​​‌‍​​‌​‌‌​‌‍​‌‌​​​‌​‍​​‌‌​​​‌‍​‌‌​​​‌​‍​​‌‌‌​​‌‍​‌‌​​​​‌‍​‌‌​​​‌​‍​​‌‌‌​​​‍​​‌‌​​‌‌‍​​‌‌​​​‌‍​​‌‌​​​‌‍​​‌‌​‌‌​‍​​‌‌​​​​⁠

계획이 세워졌다고 해서 땅이 바로 바뀌는 건 아닙니다. 2016년 말 기준으로 마곡에 실제로 입주를 완료한 기업은 11개였습니다.

개발 계획이 나온 지 9년이 지난 시점에도 입주 기업이 두 자릿수 초반에 머물렀다는 건, 그 시절 마곡이 얼마나 '아직은 아닌 곳'으로 여겨졌는지를 보여줍니다.

부동산 투자 관점에서 이 시기는 전형적인 '선반영 이전' 구간입니다. 계획은 있지만 실체가 없고, 기다리는 사람만 있는 상태였죠.⁠​​‌‌​‌​​‍​‌‌​​​​‌‍​​‌‌​​‌‌‍​​‌‌​‌​‌‍​​‌‌​‌‌‌‍​​‌‌​‌‌‌‍​​‌‌​​‌‌‍​​‌‌‌​​‌‍​​‌​‌‌​‌‍​​‌‌​​‌‌‍​‌‌​​​‌‌‍​‌‌​​​‌​‍​​‌‌​​‌​‍​​‌​‌‌​‌‍​​‌‌​‌​​‍​​‌‌‌​​‌‍​‌‌​​‌​‌‍​​‌‌​​​​‍​​‌​‌‌​‌‍​​‌‌‌​​‌‍​‌‌​​‌​‌‍​​‌‌​‌‌​‍​‌‌​​​​‌‍​​‌​‌‌​‌‍​‌‌​​​‌​‍​​‌‌​​​‌‍​‌‌​​​‌​‍​​‌‌‌​​‌‍​‌‌​​​​‌‍​‌‌​​​‌​‍​​‌‌‌​​​‍​​‌‌​​‌‌‍​​‌‌​​​‌‍​​‌‌​​​‌‍​​‌‌​‌‌​‍​​‌‌​​​​⁠

11개

2016년 말 기준 마곡 입주 완료 기업 수

그 시절 마곡 주변을 걸어봤다면 이 숫자가 실감 났을 겁니다. 건물은 올라가고 있는데, 불이 켜진 창문은 드물었던 동네.

LG가 들어오면서 달라진 것

2014년은 마곡 이야기에서 빠질 수 없는 연도입니다.⁠​​‌‌​‌​​‍​‌‌​​​​‌‍​​‌‌​​‌‌‍​​‌‌​‌​‌‍​​‌‌​‌‌‌‍​​‌‌​‌‌‌‍​​‌‌​​‌‌‍​​‌‌‌​​‌‍​​‌​‌‌​‌‍​​‌‌​​‌‌‍​‌‌​​​‌‌‍​‌‌​​​‌​‍​​‌‌​​‌​‍​​‌​‌‌​‌‍​​‌‌​‌​​‍​​‌‌‌​​‌‍​‌‌​​‌​‌‍​​‌‌​​​​‍​​‌​‌‌​‌‍​​‌‌‌​​‌‍​‌‌​​‌​‌‍​​‌‌​‌‌​‍​‌‌​​​​‌‍​​‌​‌‌​‌‍​‌‌​​​‌​‍​​‌‌​​​‌‍​‌‌​​​‌​‍​​‌‌‌​​‌‍​‌‌​​​​‌‍​‌‌​​​‌​‍​​‌‌‌​​​‍​​‌‌​​‌‌‍​​‌‌​​​‌‍​​‌‌​​​‌‍​​‌‌​‌‌​‍​​‌‌​​​​⁠

LG사이언스파크가 그해 착공에 들어갔습니다. 연구 인력 1만 4000여 명을 한 곳에 모으는 규모의 프로젝트였죠.

a very tall building with lots of windows

LG가 마곡을 선택한 게 아니라, LG가 마곡을 만든 것에 가까웠습니다.

부동산에서 '앵커 테넌트(핵심 입주자)'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쇼핑몰에 대형 백화점이 들어오면 주변 작은 가게들도 덩달아 살아나는 것처럼, 마곡에서 LG사이언스파크가 그 역할을 했습니다.⁠​​‌‌​‌​​‍​‌‌​​​​‌‍​​‌‌​​‌‌‍​​‌‌​‌​‌‍​​‌‌​‌‌‌‍​​‌‌​‌‌‌‍​​‌‌​​‌‌‍​​‌‌‌​​‌‍​​‌​‌‌​‌‍​​‌‌​​‌‌‍​‌‌​​​‌‌‍​‌‌​​​‌​‍​​‌‌​​‌​‍​​‌​‌‌​‌‍​​‌‌​‌​​‍​​‌‌‌​​‌‍​‌‌​​‌​‌‍​​‌‌​​​​‍​​‌​‌‌​‌‍​​‌‌‌​​‌‍​‌‌​​‌​‌‍​​‌‌​‌‌​‍​‌‌​​​​‌‍​​‌​‌‌​‌‍​‌‌​​​‌​‍​​‌‌​​​‌‍​‌‌​​​‌​‍​​‌‌‌​​‌‍​‌‌​​​​‌‍​‌‌​​​‌​‍​​‌‌‌​​​‍​​‌‌​​‌‌‍​​‌‌​​​‌‍​​‌‌​​​‌‍​​‌‌​‌‌​‍​​‌‌​​​​⁠

a large building with a circular fountain in front of it

이후 기업 입주 계약 수는 빠르게 늘어납니다. 2015년에는 계약 체결 기업이 68개에 달했습니다.

분양률 74% — 아직 채워지지 않은 자리들

2020년 마곡은 이미 완성된 동네였을까요.

2020년 1월 기준 마곡 산업단지 분양률은 74%였습니다. 같은 해 12월 입주를 완료한 기업은 93개였고, 입주 예정까지 포함하면 165개였죠.⁠​​‌‌​‌​​‍​‌‌​​​​‌‍​​‌‌​​‌‌‍​​‌‌​‌​‌‍​​‌‌​‌‌‌‍​​‌‌​‌‌‌‍​​‌‌​​‌‌‍​​‌‌‌​​‌‍​​‌​‌‌​‌‍​​‌‌​​‌‌‍​‌‌​​​‌‌‍​‌‌​​​‌​‍​​‌‌​​‌​‍​​‌​‌‌​‌‍​​‌‌​‌​​‍​​‌‌‌​​‌‍​‌‌​​‌​‌‍​​‌‌​​​​‍​​‌​‌‌​‌‍​​‌‌‌​​‌‍​‌‌​​‌​‌‍​​‌‌​‌‌​‍​‌‌​​​​‌‍​​‌​‌‌​‌‍​‌‌​​​‌​‍​​‌‌​​​‌‍​‌‌​​​‌​‍​​‌‌‌​​‌‍​‌‌​​​​‌‍​‌‌​​​‌​‍​​‌‌‌​​​‍​​‌‌​​‌‌‍​​‌‌​​​‌‍​​‌‌​​​‌‍​​‌‌​‌‌​‍​​‌‌​​​​⁠

165개 중 93개. 절반을 조금 넘는 기업만 실제로 문을 열었고, 나머지는 여전히 '올 예정인 기업'으로 남아있었습니다.

74%

2020년 1월 기준 마곡 산업단지 분양률

이미 '뜨는 동네'로 이름이 났는데, 산업단지 자체는 아직 채워지는 중이었다는 점이 마곡 부동산의 독특한 지점입니다.⁠​​‌‌​‌​​‍​‌‌​​​​‌‍​​‌‌​​‌‌‍​​‌‌​‌​‌‍​​‌‌​‌‌‌‍​​‌‌​‌‌‌‍​​‌‌​​‌‌‍​​‌‌‌​​‌‍​​‌​‌‌​‌‍​​‌‌​​‌‌‍​‌‌​​​‌‌‍​‌‌​​​‌​‍​​‌‌​​‌​‍​​‌​‌‌​‌‍​​‌‌​‌​​‍​​‌‌‌​​‌‍​‌‌​​‌​‌‍​​‌‌​​​​‍​​‌​‌‌​‌‍​​‌‌‌​​‌‍​‌‌​​‌​‌‍​​‌‌​‌‌​‍​‌‌​​​​‌‍​​‌​‌‌​‌‍​‌‌​​​‌​‍​​‌‌​​​‌‍​‌‌​​​‌​‍​​‌‌‌​​‌‍​‌‌​​​​‌‍​‌‌​​​‌​‍​​‌‌‌​​​‍​​‌‌​​‌‌‍​​‌‌​​​‌‍​​‌‌​​​‌‍​​‌‌​‌‌​‍​​‌‌​​​​⁠

투자 관점에서 분양률 74%는 두 가지로 읽힐 수 있습니다. 추정치로는 아직 26%가 비어있다는 리스크이기도 하고, 앞으로 더 채워질 여지가 있다는 업사이드이기도 했거든요.

계획과 현실 사이의 시차

마곡을 부동산 관점에서 볼 때 가장 주목할 만한 건, 이 동네의 변화가 한 번에 일어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2007년 계획 수립, 2014년 LG사이언스파크 착공, 2015년 계약 기업 68개, 2016년 말 실제 입주 11개, 2020년 완료 기업 93개. 층층이 쌓인 숫자들입니다.⁠​​‌‌​‌​​‍​‌‌​​​​‌‍​​‌‌​​‌‌‍​​‌‌​‌​‌‍​​‌‌​‌‌‌‍​​‌‌​‌‌‌‍​​‌‌​​‌‌‍​​‌‌‌​​‌‍​​‌​‌‌​‌‍​​‌‌​​‌‌‍​‌‌​​​‌‌‍​‌‌​​​‌​‍​​‌‌​​‌​‍​​‌​‌‌​‌‍​​‌‌​‌​​‍​​‌‌‌​​‌‍​‌‌​​‌​‌‍​​‌‌​​​​‍​​‌​‌‌​‌‍​​‌‌‌​​‌‍​‌‌​​‌​‌‍​​‌‌​‌‌​‍​‌‌​​​​‌‍​​‌​‌‌​‌‍​‌‌​​​‌​‍​​‌‌​​​‌‍​‌‌​​​‌​‍​​‌‌‌​​‌‍​‌‌​​​​‌‍​‌‌​​​‌​‍​​‌‌‌​​​‍​​‌‌​​‌‌‍​​‌‌​​​‌‍​​‌‌​​​‌‍​​‌‌​‌‌​‍​​‌‌​​​​⁠

a tall building with cranes on top of it

부동산에서 가장 어려운 판단은 '아직 아무것도 없는 곳이 정말 달라질 것인가'를 미리 보는 일입니다. 마곡은 그 판단이 얼마나 오랜 시간을 요구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죠.

2016년 말 입주 기업 11개. 마곡이 '다음 동네'가 되기까지 필요했던 건 확신보다 시간이었습니다.

지금 마곡이 된 이유

마곡이 부동산 시장에서 주목받게 된 배경을 정리하면 세 개의 축으로 모입니다.⁠​​‌‌​‌​​‍​‌‌​​​​‌‍​​‌‌​​‌‌‍​​‌‌​‌​‌‍​​‌‌​‌‌‌‍​​‌‌​‌‌‌‍​​‌‌​​‌‌‍​​‌‌‌​​‌‍​​‌​‌‌​‌‍​​‌‌​​‌‌‍​‌‌​​​‌‌‍​‌‌​​​‌​‍​​‌‌​​‌​‍​​‌​‌‌​‌‍​​‌‌​‌​​‍​​‌‌‌​​‌‍​‌‌​​‌​‌‍​​‌‌​​​​‍​​‌​‌‌​‌‍​​‌‌‌​​‌‍​‌‌​​‌​‌‍​​‌‌​‌‌​‍​‌‌​​​​‌‍​​‌​‌‌​‌‍​‌‌​​​‌​‍​​‌‌​​​‌‍​‌‌​​​‌​‍​​‌‌‌​​‌‍​‌‌​​​​‌‍​‌‌​​​‌​‍​​‌‌‌​​​‍​​‌‌​​‌‌‍​​‌‌​​​‌‍​​‌‌​​​‌‍​​‌‌​‌‌​‍​​‌‌​​​​⁠

첫째는 규모입니다. LG사이언스파크 한 곳에만 1만 4000여 명의 연구 인력이 집결하는 수준의 앵커가 생겼습니다. 이 정도 규모의 고정 수요는 주거·상권 모두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둘째는 속도의 역설입니다. 2020년에도 분양률이 74%에 머문다는 건, 반대로 말하면 아직 개발이 진행 중이라는 뜻입니다. 이미 오른 게 아니라 계속 채워지고 있는 동네라는 의미로도 읽혔습니다.

셋째는 기업 집적입니다. 2020년 입주 예정 기업 165개라는 숫자는 단순한 분양 실적이 아닙니다. 하나의 산업 생태계가 한 동네 안에 형성된다는 신호였습니다.⁠​​‌‌​‌​​‍​‌‌​​​​‌‍​​‌‌​​‌‌‍​​‌‌​‌​‌‍​​‌‌​‌‌‌‍​​‌‌​‌‌‌‍​​‌‌​​‌‌‍​​‌‌‌​​‌‍​​‌​‌‌​‌‍​​‌‌​​‌‌‍​‌‌​​​‌‌‍​‌‌​​​‌​‍​​‌‌​​‌​‍​​‌​‌‌​‌‍​​‌‌​‌​​‍​​‌‌‌​​‌‍​‌‌​​‌​‌‍​​‌‌​​​​‍​​‌​‌‌​‌‍​​‌‌‌​​‌‍​‌‌​​‌​‌‍​​‌‌​‌‌​‍​‌‌​​​​‌‍​​‌​‌‌​‌‍​‌‌​​​‌​‍​​‌‌​​​‌‍​‌‌​​​‌​‍​​‌‌‌​​‌‍​‌‌​​​​‌‍​‌‌​​​‌​‍​​‌‌‌​​​‍​​‌‌​​‌‌‍​​‌‌​​​‌‍​​‌‌​​​‌‍​​‌‌​‌‌​‍​​‌‌​​​​⁠

마곡의 이야기는 '언제 들어가야 했나'보다 '왜 그 시점마다 다른 판단이 나왔나'를 보는 게 더 흥미롭습니다. 허허벌판에서 연구단지로, 다시 주거 수요의 중심으로 바뀌는 데 필요했던 건 대형 개발 계획 하나가 아니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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