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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수는 원래 평화 인사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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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수는 원래 평화 인사가 아니었다

2026.06.29

약 3분 읽기2,083

악수는 무기를 숨기지 않았다는 증명이었다.

이 설명,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오른손을 내밀어 손바닥을 보이는 행위가 "나는 당신을 해칠 의도가 없다"는 신호였다는 이야기요. 실제로 가장 오래된 악수 기록을 들여다보면, 그 장면은 전혀 다른 맥락에 놓여 있습니다.

무기도, 긴장도 아니었어요. 두 왕이 손을 맞잡고 있었습니다.⁠​‌‌​​​​‌‍​‌‌​​‌​​‍​‌‌​​‌‌​‍​​‌‌​​​‌‍​​‌‌​​​‌‍​​‌‌​​‌​‍​​‌‌‌​​​‍​‌‌​​​‌‌‍​​‌​‌‌​‌‍​​‌‌​‌‌‌‍​‌‌​​​‌​‍​​‌‌​​‌‌‍​​‌‌​‌​‌‍​​‌​‌‌​‌‍​​‌‌​‌​​‍​‌‌​​‌​​‍​​‌‌​‌‌​‍​​‌‌​​​‌‍​​‌​‌‌​‌‍​​‌‌‌​​‌‍​‌‌​​‌​​‍​​‌‌​‌​​‍​​‌‌​​‌​‍​​‌​‌‌​‌‍​‌‌​​‌​​‍​​‌‌​​‌​‍​​‌‌‌​​‌‍​‌‌​​‌​​‍​‌‌​​‌‌​‍​​‌‌​​​​‍​‌‌​​‌‌​‍​‌‌​​​​‌‍​​‌‌​‌​​‍​​‌‌​‌​‌‍​‌‌​​‌​​‍​‌‌​​‌​‌⁠

기원전 9세기, 두 왕이 손을 맞잡은 장면

현재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된 악수 장면은 기원전 9세기 아시리아의 부조에서 나옵니다.

주인공은 아시리아 왕 샬마네세르 3세입니다. 그가 다른 왕과 손을 맞잡고 있는 장면이 새겨져 있는데, 이 제스처는 두 나라 사이의 외교적 통합을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가장 오래된 악수는 적을 안심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두 왕 사이의 동맹을 확인하는 의식이었습니다.⁠​‌‌​​​​‌‍​‌‌​​‌​​‍​‌‌​​‌‌​‍​​‌‌​​​‌‍​​‌‌​​​‌‍​​‌‌​​‌​‍​​‌‌‌​​​‍​‌‌​​​‌‌‍​​‌​‌‌​‌‍​​‌‌​‌‌‌‍​‌‌​​​‌​‍​​‌‌​​‌‌‍​​‌‌​‌​‌‍​​‌​‌‌​‌‍​​‌‌​‌​​‍​‌‌​​‌​​‍​​‌‌​‌‌​‍​​‌‌​​​‌‍​​‌​‌‌​‌‍​​‌‌‌​​‌‍​‌‌​​‌​​‍​​‌‌​‌​​‍​​‌‌​​‌​‍​​‌​‌‌​‌‍​‌‌​​‌​​‍​​‌‌​​‌​‍​​‌‌‌​​‌‍​‌‌​​‌​​‍​‌‌​​‌‌​‍​​‌‌​​​​‍​‌‌​​‌‌​‍​‌‌​​​​‌‍​​‌‌​‌​​‍​​‌‌​‌​‌‍​‌‌​​‌​​‍​‌‌​​‌​‌⁠

고대 그리스·로마에서도 오른손을 맞잡는 행위는 존재했고, 무장하지 않았음을 나타내는 의미를 담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 맥락은 전쟁터의 긴장된 상황보다는 신뢰와 계약을 맺는 의례적 장면에 더 가까웠습니다.

악수가 없던 시절의 인사법

악수가 인사를 장악하기 전, 세계는 훨씬 복잡한 방식으로 서로를 맞이했습니다.

아케메네스 왕조 페르시아에는 프로스키네시스(proskynēsis)라는 예법이 있었어요. 신분에 따라 달랐는데, 낮은 신분이 왕을 만날 때는 무릎을 꿇고 땅에 엎드렸고, 조금 높은 신분이라면 절을 하거나 왕의 손에 입을 맞추는 것으로 예를 갖췄습니다.⁠​‌‌​​​​‌‍​‌‌​​‌​​‍​‌‌​​‌‌​‍​​‌‌​​​‌‍​​‌‌​​​‌‍​​‌‌​​‌​‍​​‌‌‌​​​‍​‌‌​​​‌‌‍​​‌​‌‌​‌‍​​‌‌​‌‌‌‍​‌‌​​​‌​‍​​‌‌​​‌‌‍​​‌‌​‌​‌‍​​‌​‌‌​‌‍​​‌‌​‌​​‍​‌‌​​‌​​‍​​‌‌​‌‌​‍​​‌‌​​​‌‍​​‌​‌‌​‌‍​​‌‌‌​​‌‍​‌‌​​‌​​‍​​‌‌​‌​​‍​​‌‌​​‌​‍​​‌​‌‌​‌‍​‌‌​​‌​​‍​​‌‌​​‌​‍​​‌‌‌​​‌‍​‌‌​​‌​​‍​‌‌​​‌‌​‍​​‌‌​​​​‍​‌‌​​‌‌​‍​‌‌​​​​‌‍​​‌‌​‌​​‍​​‌‌​‌​‌‍​‌‌​​‌​​‍​‌‌​​‌​‌⁠

고대 로마에서는 오스쿨룸(osculum), 즉 입맞춤과 포옹이 인사였습니다. 친교와 존경을 동시에 담은 몸짓이었죠. 중세 유럽에서도 무릎 꿇기와 손 키스가 공식 자리에서 복종과 경의를 표현하는 방식으로 쓰였습니다.

The Colosseum in Rome under a clear sky during the golden hour
9세기 BC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악수 기록, 아시리아 부조

그 기준으로 보면 악수는 꽤 급진적인 몸짓입니다. 두 사람이 같은 높이에서 같은 방식으로 손을 맞잡는다는 것, 그 자체가 어느 정도의 동등함을 전제하거든요.⁠​‌‌​​​​‌‍​‌‌​​‌​​‍​‌‌​​‌‌​‍​​‌‌​​​‌‍​​‌‌​​​‌‍​​‌‌​​‌​‍​​‌‌‌​​​‍​‌‌​​​‌‌‍​​‌​‌‌​‌‍​​‌‌​‌‌‌‍​‌‌​​​‌​‍​​‌‌​​‌‌‍​​‌‌​‌​‌‍​​‌​‌‌​‌‍​​‌‌​‌​​‍​‌‌​​‌​​‍​​‌‌​‌‌​‍​​‌‌​​​‌‍​​‌​‌‌​‌‍​​‌‌‌​​‌‍​‌‌​​‌​​‍​​‌‌​‌​​‍​​‌‌​​‌​‍​​‌​‌‌​‌‍​‌‌​​‌​​‍​​‌‌​​‌​‍​​‌‌‌​​‌‍​‌‌​​‌​​‍​‌‌​​‌‌​‍​​‌‌​​​​‍​‌‌​​‌‌​‍​‌‌​​​​‌‍​​‌‌​‌​​‍​​‌‌​‌​‌‍​‌‌​​‌​​‍​‌‌​​‌​‌⁠

오른손으로 내미는 이유

고대 그리스에서 오른손은 신뢰의 상징이었습니다. 왼손은 반대로 불길하거나 부정한 쪽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았고, 이 관념은 오랫동안 지중해 문명권을 가로질러 이어졌습니다.

무기를 든다는 통념도 오른손과 연결됩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오른손잡이였고, 검이나 단도를 오른손으로 쥐었으니, 오른손을 내밀어 잡힌 채로 있다는 건 분명한 신호가 될 수 있었죠. 이 설명이 완전히 틀렸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그것만이 오른손의 이유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A man and a woman hugging outside of a building

영국에서 악수가 사회적 인사로 널리 퍼진 시기는 1700년대에서 1850년 사이로 알려져 있습니다. 절이나 모자를 벗는 것보다 더 직접적이고 평등한 느낌을 주는 인사로 받아들여졌던 시기였어요. 오른손으로 악수하는 관습은 이 흐름 속에서 서양 예절의 표준으로 자리를 잡아갔습니다.⁠​‌‌​​​​‌‍​‌‌​​‌​​‍​‌‌​​‌‌​‍​​‌‌​​​‌‍​​‌‌​​​‌‍​​‌‌​​‌​‍​​‌‌‌​​​‍​‌‌​​​‌‌‍​​‌​‌‌​‌‍​​‌‌​‌‌‌‍​‌‌​​​‌​‍​​‌‌​​‌‌‍​​‌‌​‌​‌‍​​‌​‌‌​‌‍​​‌‌​‌​​‍​‌‌​​‌​​‍​​‌‌​‌‌​‍​​‌‌​​​‌‍​​‌​‌‌​‌‍​​‌‌‌​​‌‍​‌‌​​‌​​‍​​‌‌​‌​​‍​​‌‌​​‌​‍​​‌​‌‌​‌‍​‌‌​​‌​​‍​​‌‌​​‌​‍​​‌‌‌​​‌‍​‌‌​​‌​​‍​‌‌​​‌‌​‍​​‌‌​​​​‍​‌‌​​‌‌​‍​‌‌​​​​‌‍​​‌‌​‌​​‍​​‌‌​‌​‌‍​‌‌​​‌​​‍​‌‌​​‌​‌⁠

통념은 왜 이렇게 오래 살아남았을까

무기 은닉 설명이 그럴듯하게 느껴지는 건, 틀려서가 아니라 너무 깔끔하기 때문일 겁니다. "오른손을 내밀면 칼을 못 꺼낸다"는 논리는 한 문장으로 이해되고, 한 번 들으면 쉽게 잊히지 않습니다.

실제 악수의 역사는 그보다 훨씬 여러 층위를 갖고 있습니다. 동맹을 확인하는 외교적 의식으로 시작됐고, 신분 차이를 몸으로 표현하던 수천 년의 인사 문화를 밀어낸 뒤,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현대적 인사의 표준이 됐습니다.

손 하나로 전쟁을 막은 게 아니라, 손 하나로 관계를 맺어온 역사가 더 깁니다. 그 단순한 제스처 안에 외교, 위계, 평등에 대한 오랜 협상이 쌓여 있는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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