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가 왜 보험회사 건물 지하에 있는지 궁금해한 적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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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는 반대였습니다.

보험회사가 서점을 위해 건물을 지었다

교보생명은 1980년 교보빌딩을 지을 때, 건물의 핵심 공간으로 서점을 먼저 계획했습니다.⁠​‌‌​​‌​‌‍​​‌‌​​‌‌‍​​‌‌​​‌‌‍​‌‌​​‌​​‍​​‌‌​‌‌​‍​​‌‌​​‌‌‍​​‌‌​​‌‌‍​​‌‌‌​​‌‍​​‌​‌‌​‌‍​​‌‌‌​​​‍​‌‌​​​‌‌‍​‌‌​​‌​‌‍​​‌‌​​‌​‍​​‌​‌‌​‌‍​​‌‌​‌​​‍​‌‌​​‌‌​‍​​‌‌‌​​‌‍​‌‌​​​‌‌‍​​‌​‌‌​‌‍​‌‌​​​‌​‍​​‌‌​‌​‌‍​​‌‌​‌‌‌‍​​‌‌​​​‌‍​​‌​‌‌​‌‍​‌‌​​​‌​‍​​‌‌​​​​‍​‌‌​​‌‌​‍​​‌‌​​​​‍​​‌‌​‌‌​‍​​‌‌​​​‌‍​​‌‌​​​‌‍​​‌‌​​​‌‍​‌‌​​‌‌​‍​‌‌​​‌​‌‍​‌‌​​‌​‌‍​​‌‌‌​​‌⁠

남는 지하 공간에 서점을 들인 게 아닙니다. 서울 한복판에 책을 만나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건물 설계 단계부터 서점을 중심에 놓았습니다.

그 배경에 한 사람이 있습니다.

교보문고 창립자 신용호는 어린 시절 병 때문에 초등학교를 다니지 못했습니다. 대신 책을 읽으며 배움을 이어갔습니다.⁠​‌‌​​‌​‌‍​​‌‌​​‌‌‍​​‌‌​​‌‌‍​‌‌​​‌​​‍​​‌‌​‌‌​‍​​‌‌​​‌‌‍​​‌‌​​‌‌‍​​‌‌‌​​‌‍​​‌​‌‌​‌‍​​‌‌‌​​​‍​‌‌​​​‌‌‍​‌‌​​‌​‌‍​​‌‌​​‌​‍​​‌​‌‌​‌‍​​‌‌​‌​​‍​‌‌​​‌‌​‍​​‌‌‌​​‌‍​‌‌​​​‌‌‍​​‌​‌‌​‌‍​‌‌​​​‌​‍​​‌‌​‌​‌‍​​‌‌​‌‌‌‍​​‌‌​​​‌‍​​‌​‌‌​‌‍​‌‌​​​‌​‍​​‌‌​​​​‍​‌‌​​‌‌​‍​​‌‌​​​​‍​​‌‌​‌‌​‍​​‌‌​​​‌‍​​‌‌​​​‌‍​​‌‌​​​‌‍​‌‌​​‌‌​‍​‌‌​​‌​‌‍​‌‌​​‌​‌‍​​‌‌‌​​‌⁠

그 경험이 평생의 믿음으로 남았습니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교보문고를 세우며 내걸었던 이 문장은 마케팅 슬로건이 아니었습니다. 학교 대신 책으로 자란 사람이 남긴 말이었어요.⁠​‌‌​​‌​‌‍​​‌‌​​‌‌‍​​‌‌​​‌‌‍​‌‌​​‌​​‍​​‌‌​‌‌​‍​​‌‌​​‌‌‍​​‌‌​​‌‌‍​​‌‌‌​​‌‍​​‌​‌‌​‌‍​​‌‌‌​​​‍​‌‌​​​‌‌‍​‌‌​​‌​‌‍​​‌‌​​‌​‍​​‌​‌‌​‌‍​​‌‌​‌​​‍​‌‌​​‌‌​‍​​‌‌‌​​‌‍​‌‌​​​‌‌‍​​‌​‌‌​‌‍​‌‌​​​‌​‍​​‌‌​‌​‌‍​​‌‌​‌‌‌‍​​‌‌​​​‌‍​​‌​‌‌​‌‍​‌‌​​​‌​‍​​‌‌​​​​‍​‌‌​​‌‌​‍​​‌‌​​​​‍​​‌‌​‌‌​‍​​‌‌​​​‌‍​​‌‌​​​‌‍​​‌‌​​​‌‍​‌‌​​‌‌​‍​‌‌​​‌​‌‍​‌‌​​‌​‌‍​​‌‌‌​​‌⁠

1981년, 책 보는 방식이 달라졌다

교보문고 광화문점은 1981년 6월 1일 문을 열었습니다.

a man reading a book in a library

교보문고 광화문점은 그 방식을 완전히 바꿨습니다. 국내 최초의 완전 개가식 서점이었거든요.

60만 권이 꽂힌 서가 사이를 손님이 직접 돌아다니며 책을 꺼내보고, 비교하고, 골라가는 구조였습니다.⁠​‌‌​​‌​‌‍​​‌‌​​‌‌‍​​‌‌​​‌‌‍​‌‌​​‌​​‍​​‌‌​‌‌​‍​​‌‌​​‌‌‍​​‌‌​​‌‌‍​​‌‌‌​​‌‍​​‌​‌‌​‌‍​​‌‌‌​​​‍​‌‌​​​‌‌‍​‌‌​​‌​‌‍​​‌‌​​‌​‍​​‌​‌‌​‌‍​​‌‌​‌​​‍​‌‌​​‌‌​‍​​‌‌‌​​‌‍​‌‌​​​‌‌‍​​‌​‌‌​‌‍​‌‌​​​‌​‍​​‌‌​‌​‌‍​​‌‌​‌‌‌‍​​‌‌​​​‌‍​​‌​‌‌​‌‍​‌‌​​​‌​‍​​‌‌​​​​‍​‌‌​​‌‌​‍​​‌‌​​​​‍​​‌‌​‌‌​‍​​‌‌​​​‌‍​​‌‌​​​‌‍​​‌‌​​​‌‍​‌‌​​‌‌​‍​‌‌​​‌​‌‍​‌‌​​‌​‌‍​​‌‌‌​​‌⁠

60만

1981년 광화문점 개점 당시 보유 장서

지금 기준으로는 당연한 일이지만, 당시 독자들에겐 서점이 아니라 도서관처럼 느껴지는 낯선 경험이었을 겁니다.

왜 하필 광화문 지하였을까

입지도 따져볼 만합니다.⁠​‌‌​​‌​‌‍​​‌‌​​‌‌‍​​‌‌​​‌‌‍​‌‌​​‌​​‍​​‌‌​‌‌​‍​​‌‌​​‌‌‍​​‌‌​​‌‌‍​​‌‌‌​​‌‍​​‌​‌‌​‌‍​​‌‌‌​​​‍​‌‌​​​‌‌‍​‌‌​​‌​‌‍​​‌‌​​‌​‍​​‌​‌‌​‌‍​​‌‌​‌​​‍​‌‌​​‌‌​‍​​‌‌‌​​‌‍​‌‌​​​‌‌‍​​‌​‌‌​‌‍​‌‌​​​‌​‍​​‌‌​‌​‌‍​​‌‌​‌‌‌‍​​‌‌​​​‌‍​​‌​‌‌​‌‍​‌‌​​​‌​‍​​‌‌​​​​‍​‌‌​​‌‌​‍​​‌‌​​​​‍​​‌‌​‌‌​‍​​‌‌​​​‌‍​​‌‌​​​‌‍​​‌‌​​​‌‍​‌‌​​‌‌​‍​‌‌​​‌​‌‍​‌‌​​‌​‌‍​​‌‌‌​​‌⁠

광화문은 1980년대 서울에서 가장 많은 직장인과 학생이 오가는 곳이었습니다. 정부청사, 언론사, 대기업 본사가 몰려있는 동네였죠.

brown and white concrete building

'목적지형 서점'이 된 겁니다. 책 살 마음이 있어야만 가는 곳이 아니라, 지나가다 들르는 곳으로요.

앉아있어도 아무도 뭐라 안 하는 이유

교보문고에 가면 의자에 앉아 한 시간씩 책을 읽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직원이 쫓아내지 않아요.⁠​‌‌​​‌​‌‍​​‌‌​​‌‌‍​​‌‌​​‌‌‍​‌‌​​‌​​‍​​‌‌​‌‌​‍​​‌‌​​‌‌‍​​‌‌​​‌‌‍​​‌‌‌​​‌‍​​‌​‌‌​‌‍​​‌‌‌​​​‍​‌‌​​​‌‌‍​‌‌​​‌​‌‍​​‌‌​​‌​‍​​‌​‌‌​‌‍​​‌‌​‌​​‍​‌‌​​‌‌​‍​​‌‌‌​​‌‍​‌‌​​​‌‌‍​​‌​‌‌​‌‍​‌‌​​​‌​‍​​‌‌​‌​‌‍​​‌‌​‌‌‌‍​​‌‌​​​‌‍​​‌​‌‌​‌‍​‌‌​​​‌​‍​​‌‌​​​​‍​‌‌​​‌‌​‍​​‌‌​​​​‍​​‌‌​‌‌​‍​​‌‌​​​‌‍​​‌‌​​​‌‍​​‌‌​​​‌‍​‌‌​​‌‌​‍​‌‌​​‌​‌‍​‌‌​​‌​‌‍​​‌‌‌​​‌⁠

이것도 처음부터 의도된 방식이었습니다.

신용호 창립자가 보기에 책은 상품이기 이전에 사람을 변화시키는 도구였습니다. 책을 사지 않아도 한 시간쯤 읽다 나오는 손님은 쫓아낼 대상이 아니라, 그 철학이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였던 셈입니다.

출판계도 이 방식을 환영했습니다. 독자가 책 앞에 오래 머물수록, 책을 발견하고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지니까요.⁠​‌‌​​‌​‌‍​​‌‌​​‌‌‍​​‌‌​​‌‌‍​‌‌​​‌​​‍​​‌‌​‌‌​‍​​‌‌​​‌‌‍​​‌‌​​‌‌‍​​‌‌‌​​‌‍​​‌​‌‌​‌‍​​‌‌‌​​​‍​‌‌​​​‌‌‍​‌‌​​‌​‌‍​​‌‌​​‌​‍​​‌​‌‌​‌‍​​‌‌​‌​​‍​‌‌​​‌‌​‍​​‌‌‌​​‌‍​‌‌​​​‌‌‍​​‌​‌‌​‌‍​‌‌​​​‌​‍​​‌‌​‌​‌‍​​‌‌​‌‌‌‍​​‌‌​​​‌‍​​‌​‌‌​‌‍​‌‌​​​‌​‍​​‌‌​​​​‍​‌‌​​‌‌​‍​​‌‌​​​​‍​​‌‌​‌‌​‍​​‌‌​​​‌‍​​‌‌​​​‌‍​​‌‌​​​‌‍​‌‌​​‌‌​‍​‌‌​​‌​‌‍​‌‌​​‌​‌‍​​‌‌‌​​‌⁠

5~6만

성장 후 광화문점 하루 평균 방문객

40년이 지나도 지하 1층인 이유

2016년 광화문점은 대규모 재개관을 했습니다. 도서관, 갤러리, 카페가 결합된 공간으로 바뀌었어요.

그래도 교보생명빌딩 지하 1층 자리는 그대로입니다.⁠​‌‌​​‌​‌‍​​‌‌​​‌‌‍​​‌‌​​‌‌‍​‌‌​​‌​​‍​​‌‌​‌‌​‍​​‌‌​​‌‌‍​​‌‌​​‌‌‍​​‌‌‌​​‌‍​​‌​‌‌​‌‍​​‌‌‌​​​‍​‌‌​​​‌‌‍​‌‌​​‌​‌‍​​‌‌​​‌​‍​​‌​‌‌​‌‍​​‌‌​‌​​‍​‌‌​​‌‌​‍​​‌‌‌​​‌‍​‌‌​​​‌‌‍​​‌​‌‌​‌‍​‌‌​​​‌​‍​​‌‌​‌​‌‍​​‌‌​‌‌‌‍​​‌‌​​​‌‍​​‌​‌‌​‌‍​‌‌​​​‌​‍​​‌‌​​​​‍​‌‌​​‌‌​‍​​‌‌​​​​‍​​‌‌​‌‌​‍​​‌‌​​​‌‍​​‌‌​​​‌‍​​‌‌​​​‌‍​‌‌​​‌‌​‍​‌‌​​‌​‌‍​‌‌​​‌​‌‍​​‌‌‌​​‌⁠

보험회사가 세를 내준 공간이라서가 아니라, 처음부터 이 서점을 위해 만들어진 자리라서요.

이후 교보문고는 강남점을 시작으로 전국 40여 개 지점으로 확장했습니다. 서울 중심지에, 사람들이 오가는 길목에, 책을 앞에 두고 오래 머물 수 있는 공간이라는 설계 논리는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지금도 공간 곳곳에는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창립 철학이 새겨져 있습니다. 광화문 지하 1층은 교보문고의 위치가 아니라, 교보문고가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자리입니다.⁠​‌‌​​‌​‌‍​​‌‌​​‌‌‍​​‌‌​​‌‌‍​‌‌​​‌​​‍​​‌‌​‌‌​‍​​‌‌​​‌‌‍​​‌‌​​‌‌‍​​‌‌‌​​‌‍​​‌​‌‌​‌‍​​‌‌‌​​​‍​‌‌​​​‌‌‍​‌‌​​‌​‌‍​​‌‌​​‌​‍​​‌​‌‌​‌‍​​‌‌​‌​​‍​‌‌​​‌‌​‍​​‌‌‌​​‌‍​‌‌​​​‌‌‍​​‌​‌‌​‌‍​‌‌​​​‌​‍​​‌‌​‌​‌‍​​‌‌​‌‌‌‍​​‌‌​​​‌‍​​‌​‌‌​‌‍​‌‌​​​‌​‍​​‌‌​​​​‍​‌‌​​‌‌​‍​​‌‌​​​​‍​​‌‌​‌‌​‍​​‌‌​​​‌‍​​‌‌​​​‌‍​​‌‌​​​‌‍​‌‌​​‌‌​‍​‌‌​​‌​‌‍​‌‌​​‌​‌‍​​‌‌‌​​‌⁠